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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
"나를 사랑할 수가 없대. 난 무덤으로 갈거야.
다시 태어나서 그녀를 제일 먼저 만날 거야.
내가 제일 먼저 사랑할 거야."
나는 가만히 코끼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.
평생 잊을 수도 없을 상처라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.
*
오늘은 아침부터 그리움에 사로잡혀서
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온통 사로잡혀서
어쩔 줄을 모르다가 상자 생각이 났다.
상자를 찾아 손을 넣고 휘휘 저었다.
"바나나 씨를 까먹으렴."
…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!
<페이크 다이어리>, 이윤진
*
그 애가 움직이는 대로, 마치 어두운 동굴 속, 초롱불 하나가 오르락 내리락, 내 발 앞을 밝히는 것 같았고, 그 초롱을 따라 걸으면 발바닥까지 다 따뜻했다. 나는 그래서 다자이 오사무의 말을 빌려, 자주 혼자중얼거렸다. '여름은 샹들리에, 가을은 등롱'이라고
*
시간의 장애는 이럴 때 나타난다. 어떤 낱말에서 각자 떠올리는 이미지의 간격은 때로 저승과 이승만큼 멀거든. 가령 네게 연필은 연필이지만 마음놓고 공부 할 환경을 살지 못했던 내게 연필은 눈물이다.
"할아부지. 제 연필 좀 깎아주세요."라고 네가 말하면 나에겐 그 말이 이렇게 들린단다. "할아부지. 제 눈물 좀 닦아주세요." 단언컨대, 너와 나 사이에서 이보다 큰 슬픔은 없다.
*
늙은 매화 붉은 잎이 연방 강물로 투신하는 모습은 봄꽃보다 더 이뻤다.
<은교>, 박범신
제비가 찾아올 때까지 어머니는 턱을 괴고 앉아 마루를 떠나지 않았다. 그래서 어른들로부터 종종 지청구를 먹거나 걱정을 샀다. 계집아이가 벌써부터 무언가를 그리워한다고 말이다. 그런 계집아이는 나중에 커서 고독해지거나 또 남을 고독하게 할 팔자라고 했다.
<제비를 기르다>, 윤대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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