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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린 우리 손을 잡고
5.18 국립묘지를 가던 일이 생생하다
무섭다고 벌벌 떨던 우리를 데리고
기어코 망월동 묘지까지도 가주었던
산 등을 타고 자리잡은 묘지들 사이에서
한참을 머물게 해주었던
어린 나이에 마주하기 힘든 1980년의 사진들도
억지로 보여주면서 지나치게 자세히
설명해주었던 사람
그 덕에 내 피붙이가 겪은 듯
그 때가 어느 부분 하나 무너지지 않고
나에게 온전히 새겨졌는데
그랬던 사람이 요즘은
5.18 민주화 운동을 민주화 운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
마치 애초부터
그 일은 민주화 운동이라 부를 수 없다는 듯이,
태초에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,
원래 그렇게 알고 믿던 사람인 것처럼
나에게
시간은 이럴 때 흐른다
아주 조용히 너무 급하게 흐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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